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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다리의 비싼 대가’ 뼈아픈 교훈, 망각의 늪

» 식용으로 국내에 도입한 황소개구리
뼈아픈 교훈이 있다. 이른바 ‘개구리 다리의 비싼 대가’로 알려진 유명한 이야기다. 프랑스의 한 여배우는 우리나라의 보신탕 문화를 ‘야만’이라고 비난해 종종 물의를 빚고 있지만 프랑스 사람들은 개구리 다리를 즐겨 먹는다. 그것도 제 나라 것이 아닌 제3세계에서 수입해서 요리한다. 아마 자기 나라의 개구리를 잡아먹었다가는 환경보호론자들로부터 혼뜨검이 났겠지만, 궁금한 건 왜 다른 일에는 그처럼 완고한 환경론자들이 개구리 다리를 수입해 백포도주와 함께 즐기는 미식가들에게는 이다지 관대하냐는 것이다.

실은 이런 개구리 수출 때문에 아시아 국가들이 생태계 교란의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가난한 아시아 농부들에게 개구리 다리는 짭짤한 현금 수입원이다. 1990년 유럽 국가들이 아시아에서 수입한 개구리 다리는 모두 6천t이 넘는다. 개구리 한 마리가 기껏 200g이니 다리가 몸무게의 절반이라고 가정한다면, 적어도 한 해에 3천만 마리가 유럽인의 입맛을 위해 허리가 잘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개구리를 주로 수입한 나라는 룩셈부르크, 벨기에, 프랑스이고 주 수출국은 인도네시아였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개구리 수출의 대종을 차지하던 나라는 인도네시아가 아니라 인도와 방글라데시였다. 이들은 왜 짭짤한 개구리 다리 수출사업을 중단했을까. 인도와 방글라데시에는 논이 많다. 가난한 농민들은 비료나 농약을 사서 쓰기가 힘들어 전통지식에 의존해 농사를 지었다. 전통 지혜란 바로 생태학적 원리에 기대는 농법이다. 그 핵심이 아시아산 황소개구리였다. 이 개구리는 매일 자기 체중보다도 많은 곤충을 잡아먹는다. 논 1천평의 해충을 없애는 데는 개구리 50마리로 충분했다. 게다가 개구리의 배설물은 비료가 됐고 개구리를 먹는 논 뱀은 논의 들쥐도 잡아먹었다. 그런데 개구리 다리를 수출하면서 당장 돈이 궁한 농민들은 닥치는 대로 개구리를 잡아냈다.

얼마 되지 않아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해충이 들끓어 살충제를 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또 말라리아나 뇌염 같은 해충이 전파하는 질병도 퍼졌다. 1981년 4천t이 넘는 개구리 다리를 수출했던 인도는 살충제 수입이 급증하자 1987년 수출을 중단했다. 방글라데시도 1989년부터 1992년 사이 잠정적으로 수출을 중단하는 조처를 취했다. 뒤늦게 개구리 다리 수출에 나선 인도네시아도 마찬가지 문제가 부닥쳤다. 1989년 1천만 달러어치의 개구리 다리를 수출한 대신 살충제는 3천만 달러어치를 더 수입해야 했다. 살충제를 많이 써 생기는 건강이나 생태계 피해를 계산하지 않더라도 개구리 다리의 손해는 명백했다. 개구리 다리에 관한 이 이야기는 개발과 보전에 관한 책자에 널리 소개돼 있지만, 그 교훈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개발도상국은 그리 많지 않다.



육지에 있는 담수의 절반을 인간이 인간만을 위해 쓴다. 토지의 2분의 1에서 3분의 1, 그리고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영양물질을 만들어내는 1차 생산의 5분의 2 이상도 인간이 자기만의 목적을 위해 이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인간은 지구를 자기 것인 양 쓰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자연을 훼손하면 그 순간 자연이 묵묵히 하고 있던 어떤 소중한 기능이 사라진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인류는 현재의 자기 이익에 눈이 어두워 아낌없이 주는 자연의 깊은 혜택에는 눈을 감고 있다.


* 이글은 한겨레 조홍섭 기자님의 <생명과 환경의 수수께끼>(고즈윈/2005/8500원)의 ‘고맙다 지구야’를 일부 수정,발췌한 것입니다.

Posted by sleeping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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